4월의 첫주말, 봄을 맞이하기 위해 가현산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가현산 진달래는 대부분 개화한 상태였고,가족간에 방문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능선을 따라 펼쳐진 분홍빛 풍경은 이미 봄의 정수를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가현산은 어떤 곳인가요?
가현산은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에 위치한 해발 215m의 비교적 낮은 산입니다. 낮은 높이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으며, 봄이 되면 산 정상 능선을 중심으로 대규모 진달래 군락이 자생하며 장관을 이룹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봄꽃 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에는 진달래 1만 3천 주가 추가로 식재되기도 했습니다.
- 위치: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 고도: 해발 215m
- 특징: 정상 능선 전체에 분포한 진달래 군락, 탁 트인 전망
시민이 사랑하는 봄 산책 코스
가현산은 다양한 등산 코스가 있어 김포 시민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명소입니다. 등산은 주로 은여울공원, 구래 낚시터, 꿈꾸는 교회 방향에서 시작되며, 이번 산행은 꿈꾸는 교회 방향에서 시작하여 왕복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산행 초입은 임도로 시작되어 경기둘레길 59코스와도 연결되며, 김포새솔학교 앞에서 함배수안마을버스 정류장까지 약 7.5km 구간을 걷는 트레킹 코스로도 활용됩니다. 가현산 숲길과 허산숲길이 이어지는 구간에서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오르막과 함께 피어나는 봄의 향기
가재골 약수터 방향으로 이어지는 임도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초보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습니다. 숲은 아직 겨울의 자취가 남아있지만, 그 사이로 키 작은 나무들은 새잎을 틔우고 있었고, 걷는 내내 봄기운을 가득 느낄 수 있었습니다.
15분 정도 오르면 첫 갈림길이 나오며, 가현정 방향은 조금 더 가파른 경사를 오르게 됩니다. 저는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임도 길을 따라 정상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중턱에서는 진달래 개화율이 낮았지만,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활짝 핀 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정상에서 만나는 풍경과 역사
정상에 가까워질 즈음, 능선을 가로지르는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이 지점에서 지름길을 선택해 첫 번째 정상 표지석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는 한남정맥, 서해랑길과 함께 가현산 등산로 안내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걱정은 없습니다.
해발 215m 정상에는 정상 표지석과 수애단이 마련되어 있으며, 정월 초하루 해맞이 행사, 신년 기원제, 춘분 풍년 기원제 등의 지역 행사가 이곳에서 개최됩니다. 가현산은 고려 시대에는 상두산, 이후 갈현산으로 불리다, 지금의 가현산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전해집니다. 낙조와 황포돛대, 그리고 거문고의 전설이 담긴 이름이 참 정겹습니다.
진달래 군락의 절정, 능선을 따라 걷는 꽃길
정상부는 넓은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그 주변 능선을 따라 진달래 군락이 이어집니다. 봄 햇살을 받으며 활짝 핀 진달래와 소나무 두 그루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고도를 오를수록 따뜻한 바람과 송림이 땀을 식혀주어 더욱 상쾌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진달래는 점점 더 활짝 피어 있었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는 이미 만개한 꽃들이 봄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었습니다.
전망 좋은 곳에서 느끼는 탁 트인 시야
정상에서는 인천광역시 서구와 김포시 양촌읍을 잇는 경계를 따라 서해안 지대까지 조망이 가능합니다. 날씨가 맑은 날엔 도시 너머 바다까지 시야가 트이며, 전망대 옆에서는 작은 돌탑을 쌓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진달래,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
진달래는 '참꽃', '두견화'라고도 불리며 4월이면 잎보다 먼저 꽃을 피웁니다. 관상가치가 높아 전국 어디서든 봄꽃 명소로 사랑받습니다. 삼월 삼짇날에는 진달래로 화전을 부쳐 먹거나, 술을 빚는 전통문화도 있었죠.
가현산을 찾은 방문객들은 가족, 연인, 친구 할 것 없이 활짝 핀 진달래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며 봄을 담아갑니다.
진달래의 꽃말은?
진달래의 꽃말은 ‘사랑의 기쁨’, ‘절제된 사랑’, 그리고 ‘슬픈 추억’이라고 하내요. 예로부터 시와 노래에 자주 등장할 만큼 감성적인 꽃이기도 하지요. 특히 진달래를 보면 어릴 적 할머니가 따주시던 진달래 화전이 떠오르는 사람들도 많아, 추억과 함께하는 꽃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마무리하며...
진달래는 우리 마음 속 봄의 상징 같은 존재다. 그저 꽃이 예뻐서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기억과 감성, 그리고 계절의 흐름이 담겨 있어서일 것이다. 오늘 가현산에 올라 본 진달래는 말없이 피어 있으면서도, 마음을 가만히 따뜻하게 안아주는 느낌이었다. 주말을 맞아 가까운 산에 올라 자연을 마주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이 되었답니다.